• Total : 2354694
  • Today : 682
  • Yesterday : 916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594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2733
212 떼이야르드 샤르뎅 [2] 운영자 2008.09.04 2735
211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2736
210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운영자 2008.06.10 2738
209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739
208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2740
207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2741
206 봄날에 [1] 요새 2010.01.01 2741
205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2743
204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2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