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63 | 눈물 [1] | 물님 | 2011.12.22 | 5985 |
» | 풀 - 김수영 [1] | 물님 | 2011.12.11 | 5822 |
261 | 인생을 말하라면 | 물님 | 2011.12.05 | 5979 |
260 | 나는 숨을 쉰다 [1] | 물님 | 2011.11.28 | 5689 |
259 |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 물님 | 2011.11.22 | 5949 |
258 |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 키론 | 2011.11.21 | 5818 |
257 | 곳감 맛 귤 맛 [1] | 물님 | 2011.11.08 | 6378 |
256 | 새-천상병 | 물님 | 2011.10.31 | 10124 |
255 | 박성우, 「소금창고 | 물님 | 2011.10.24 | 6155 |
254 | 가을의 기도 -김현승 | 물님 | 2011.10.18 | 6385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