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1131
  • Today : 856
  • Yesterday : 1501


걸음마

2012.11.30 06:34

도도 조회 수:2142

걸음마

 

나는 기어간다.

젖 냄새 향기로운

당신을 향하여

나는 섰다가도

기어가는 게 빠르다.

 

당신은 나를 서서

걸어오라 하신다.

나는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고

한두 발 걷다가 쓰러지면

그 자리엔 항상

당신이 계신다.

나의 양팔은 한 순간 넘어지지만

당신의 양팔은 항상 벌려져 있어

잡고 서다가 놓고 서다가

혼자서 걷는 나

비척이다 넘어지는 나

 

황량한 들판으로

세찬 바람 속으로

산꼭대기까지

그 어디라도

 

손뼉치며 안아주시는

부드러운 목소리 들리는

오늘 나는

당신을 향하여

열 발도 넘게 간다

 

2012112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0 아침 기도 [1] 지혜 2011.08.07 2166
119 생각과 사실의 공간에서 보면 [2] 지혜 2011.07.21 2163
118 공부 잘 한 날 [1] 지혜 2011.08.06 2154
117 사과 [1] 지혜 2011.10.08 2152
116 그 꿈 [1] 물님 2013.03.05 2149
115 닫혀진 아침 [1] 지혜 2011.10.11 2146
114 겨울빈들 [1] 제로포인트 2012.12.20 2145
» 걸음마 [1] 도도 2012.11.30 2142
112 씨앗의 힘 [2] 지혜 2011.10.12 2141
111 답청踏淸 [1] 지혜 2013.12.07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