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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제단 앞에 산제사 드리신 강희남 목사님


새벽녘 그분의 기막힌 소식을  듣고 복받치는 비애를 가눌 수 없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피눈물나는 역사의 질곡을 지고 억울하고 한맺힌 민중을 부둥켜 안고

민족의 완전한 독립과 자유를 향한 외롭고도 쓸쓸했던 그 길

그의 수고와 눈물은 국민이 주인되고 민족이 통일되고 국운이 융성하는 시대를 바라보게 했으니

어찌 그의 수고가 덧없으리요. 우리 민족이 그분에게 큰 빚을 졌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그 옛날 의인 열사람이 없어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했다는데

우리 국가가 수 많은 외세와 열강의 침략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것은

어쩜 그  시대마다  강희남 목사님과 같은 의인 열사람이 있어서 그런건 아닐런지요.

위로는 백범 김구선생님,  장준하 선생님, 노무현  대통령님, 강희남 목사님과 같은 의인이 있어

하느님의 정의와 공의가 사라지지 않고 민중의 혈관을 타고 면면히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하느님은 그 영혼에 무거운 짐을 지워 주셨으며, 인간의 아픔을 표현하라고 당신의 말씀을 빌려 주셨습니다.

강희남 그분은 하느님의 조수로서 일생동안 하느님 말씀을 억울하고 한맺힌 백성에게 

때로는 나봇의 포도원을 강제로 빼앗은 아합왕 같은 잔인한 부자들에게

"나봇의 피를 할던 개들이 같은 자리에서 네 피 또한 할게 되리라" 며 꾸짖는

하느님의 분노의 지팡이요,  뜨거운 사랑의 메세지였습니다.


『일찍이 의병장 류인석 선생이 춘천에서 거병할 때 그 격문 중에 이르기를

  "어찌 나의 충절의 외로움과 힘없음 만을 탓할 것인가 하고서 일어섰다" 함과 같이

    나 역시 미력이지만 저 막강한 악의 세력들과 싸우는 한편 또 힘을 내어

  " 하느님이시여, 이것은 고난당하는 민중을 위한 나의 필생입니다."    - 서울구치소에서 강희남 민중주의-』

 하시던 말씀이 귓전에 쟁쟁합니다.


우리나라 구한말 나라의 운명이 기울어질 때 충정공 민영환 선생님을 비롯한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나라에 대한 충의를 보여 후세에 귀감을 보이신 것처럼

이분은 저에게 하느님께서 엘리아에게 보여주신 남은자요

광야에서 외치는 요한의 고함소리요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민족의 제단 앞에 산제사 드리신 고고한 선비이셨습니다.

님은 가고 이제 님은 가고 속절 없는 그리움에 삼가 님을 불러봅니다.

불재 여기 저어기

님의 숨결이 이름 모를 들풀을 시퍼렇게 깨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푸르게 푸르게 웃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안녕히 가셔요 ..                          불재에서  구인회




그 날에 / 강희남

그 날에 샛바람 불고
낯몰은 무기들이 오고가는
역두에서

통곡하고 실려간
조국아

이제 모국어도 뺏앗기고
남은 것은
피묻은 산하뿐이니라

나의 조국아
기다리다 지처도
이 길로는 돌아오지 말라 !
백마타고 오지 말라 !

다시는 애국이라
말하지 않겠노라
무명지 깨물고 썼든 혈서들은

봄이 온다는 입춘절에
휴지쪽이 되어
바람에 날려갔고

기다리든 철새들은
돌아오지 않았노라 !

나의 눈물 같은 조국아 !
다시 더 상처입지 않으려거든
피묻은 이 길로는 돌아오지 말라 !
백마타고 오지 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