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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부는 피리

2011.08.27 10:15

지혜 조회 수:3035

술이 부는 피리

 

 

 

더러 더러

몸도 맘도

막걸리 한 사발에 맡겨본다

고단한 저녁이 풀어져

나른 나른 낮아진다

약도 아닌 것이 약이 되어

저린 맘을 위로하고

굳은 몸 함께 다독인다

혼자 일 때는

김 몇 조각으로 족하고

식구들 모였을 때는

얼큰, 기름진 안주에

조곤조곤 속내도 짚어보고

앙큼스런 앙금도 헤쳐놓고, 

술엔 피리가 있다

그 부르는 소리에

핏발 선 것들이 다 따라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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