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
2013.02.28 17:27
고해
무서운 거라고
세상이 아닌
먹지 못한 밥이 무서운 거지
육신의 끼니만 꼬박 챙기고
위로 아래로
왼쪽 오른쪽으로도 먹지 못했던 밥
그 밥의 눈물이 시방 두려운 거지
저리 뚝뚝 떨어지다가
내 발등을 뚫어버릴까 봐
그 밥의 눈물이 무서운 거지
아니지 아니지
여전히 도망칠 궁리만 하는 내 발이 두려운 거지
끼니는 거르지 않으면서 뒤도 안 보는 내가 내게 미안한 거지
혼 없는 한숨이 너무 무서운 거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40 |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2] | 도도 | 2011.11.07 | 1681 |
239 | 웅녀에게 [1] | 물님 | 2011.10.31 | 1682 |
238 | 보는 것과 해 보는 것 [2] | 도도 | 2011.10.02 | 1684 |
237 | 가을 선운사에서 [1] | 지혜 | 2011.10.03 | 1685 |
236 | 보이잖니 | 지혜 | 2011.11.24 | 1685 |
235 | 마늘을 보다 | 지혜 | 2011.12.01 | 1689 |
234 | 옥수수 편지 [1] | 지혜 | 2011.08.22 | 1692 |
233 | 환절기 [1] | 지혜 | 2011.08.21 | 1700 |
232 | 내 유년의 가르침은 [1] | 물님 | 2011.11.23 | 1701 |
231 | 가을 나비 [1] | 지혜 | 2011.11.09 | 1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