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3454
  • Today : 358
  • Yesterday : 943


고흐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

2010.03.01 20:51

물님 조회 수:3282

고흐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

                                 물

 

 

초등학교 다닐 때 미술책에 있는

조그만 고흐의 그림 '보리밭'

그때 나의 영혼은 노란 화상을 입었다

중학교 시절 뭉크의 '마돈나'

나의 영혼은 그 때 뒤집어졌다.

지갑 속에 넣고 다니던 마돈나의 불길은

늘 나를 쏘시개로 삼았고

나는 그 뜨거움을 달래느라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했던가.

오늘 아침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과

그의 편지를 읽노라니

그냥 눈물이 흐른다.

추운 세상 알몸으로 살아갔던 그의 영혼이

내 앞에서 감자를 먹고 있다.

감자 한 알을 나눌 수 있는 인심이

사라진 세상을 그는

표정 없이 바라보고 있다.

미친 세상에서 함께 미치지 못한 그를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하지만

그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를 생각하며

이 아침에 나는 나를 울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0 설고 설었다 [2] 지혜 2011.09.16 2428
229 마늘을 보다 지혜 2011.12.01 2435
228 보이는, 보이지 않는 [2] 지혜 2011.11.13 2436
227 그냥 곁에 있어보아라 [1] 지혜 2011.11.12 2436
226 옥수수 편지 [1] 지혜 2011.08.22 2446
225 웅녀에게 [1] 물님 2011.10.31 2448
224 내 유년의 가르침은 [1] 물님 2011.11.23 2449
223 손자 [1] 지혜 2011.10.13 2450
222 메밀꽃 질 무렵 [1] 지혜 2011.10.05 2457
221 가을 나비 [1] 지혜 2011.11.09 2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