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9145
  • Today : 882
  • Yesterday : 924


벼 - 이 성부

2011.10.03 22:41

물님 조회 수:2393

 
 
 
 

이성부, 「벼」
 
 
 
 
벼는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워질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
죄도 없이 죄지어서 더욱 불타는
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
벼는 소리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 하늘에도
서러운 눈 씻어 맑게 다스릴 줄 알고
바람 한 점에도
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
저의 가슴도 더운 줄을 안다.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
이 넓디넓은 사랑,
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
이 피 묻은 그리움,
이 넉넉한 힘…….
 
 
 
시_ 이성부 - 1942년 광주에서 태어났으며, 1962년 《현대문학》에 「백주」, 「열차」가 추천되어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이성부 시집』, 『우리들의 양식』, 『백제행』, 『전야』, 『빈 산 뒤에 두고』, 『야간 산행』 등이 있음. 현대문학상, 공초문학상 등을 수상함.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3 희망가 물님 2013.01.08 2465
232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2466
231 이별1 도도 2011.08.20 2466
230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2467
229 고향 -정지용 물님 2011.02.01 2470
228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2470
227 가을의 기도 물님 2012.11.11 2470
226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2471
225 그대들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3] file 구인회 2009.06.13 2472
224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file 구인회 2010.02.04 2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