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9606
  • Today : 411
  • Yesterday : 932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567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사철가 [1] 물님 2009.03.16 2443
262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2443
261 시론 물님 2009.04.16 2443
260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2444
259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2450
258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2451
257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file 구인회 2010.01.29 2452
256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2455
255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2455
254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2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