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9154
  • Today : 891
  • Yesterday : 924


사철가

2009.03.16 07:34

물님 조회 수:2440

사철가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어 왔건만은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 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줄 아는 봄은 반기어 헌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시라
옛부터 일러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삭풍 요란해도 제 절개를 높이 건듯

황국 단풍도 엇더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 바람에
 
백설만 퍼얼펄 휘날리어 은세계가 되고보면은
월백 설백 천지간이 모도가 백발 벗이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내 헐말 들어보소
인간이 모도가 팔십을 산다고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산 인생
아차 한 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 후에 반반침수는 불여 생전에 일배주만도 못하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말어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죽는다.세월아 가지마라
 가는 세월 어쩔꺼나
오로지 계수나무 끝끄터리에 대랑 매달어놓고
국곡투식허는 놈과 부모불효허는 놈과
형제화목 못허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어
한 잔 더묵소 고만묵게
허면서 거드렁 거리며 놀아보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3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운영자 2008.06.10 2608
252 남명 조식 물님 2022.07.28 2604
251 달의 기도 물님 2022.09.19 2603
250 떼이야르드 샤르뎅 [2] 운영자 2008.09.04 2601
249 가을은 아프다 / 신 영 [2] 구인회 2010.09.11 2600
248 약수정 오늘 이시는 내가만든 지붕을 부셔줬다 [3] 하늘꽃 2008.06.30 2599
247 예수에게.1 / 물 [1] file 하늘꽃 2007.09.01 2597
246 동시 2편 물님 2012.03.02 2591
245 무주 겨울 / 이중묵 [2] 이중묵 2009.02.26 2590
244 바다가 말하기를 [2] 운영자 2008.12.06 25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