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9519
  • Today : 324
  • Yesterday : 932


아들아 ,봄 길은

2011.04.26 23:17

물님 조회 수:3262

 

 

 

              

아들아 ,봄 길은

                                 물

 

아들아, 봄 길은

가만 가만 걸어야 한다.

사람의 발길이 가까울수록

땅바닥에 붙어 피는 민들레가

너의 발밑에서 떨고 있구나.

 

 

너는 지금 맨 땅위를

걸어가고 있지 않다.

네가 걷는 길은

온 우주의 힘이 여린 순으로

올라오는 길.

빛을 기다려 온

빛을 향한 순례를 떠나는

생명들의 머리를 지나가고 있다.

 

 

아들아, 봄 길은

숨을 죽이고 걸어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피어나는 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주어진 운명을 필연으로 받아들인

봄꽃들의 아픈 미소를 읽으며

걸어야 한다.

봄 길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 새벽 풍경 [1] 지혜 2011.09.15 2255
39 겨울 금강 [1] 지혜 2012.12.24 2253
38 무엇이 구원인가? [1] 지혜 2011.08.16 2253
37 보이는, 보이지 않는 [2] 지혜 2011.11.13 2252
36 눈 먼 새에게 [1] 지혜 2011.09.05 2252
35 눈물의 나이 [1] 지혜 2011.09.13 2251
34 사포리 들판에서 지혜 2011.10.27 2249
33 환절기 [1] 지혜 2011.08.21 2245
32 그에게 꽃을 받다 [1] 지혜 2011.08.18 2245
31 가을장마 [1] 지혜 2011.08.20 2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