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2012.11.30 06:34
걸음마
나는 기어간다.
젖 냄새 향기로운
당신을 향하여
나는 섰다가도
기어가는 게 빠르다.
당신은 나를 서서
걸어오라 하신다.
나는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고
한두 발 걷다가 쓰러지면
그 자리엔 항상
당신이 계신다.
나의 양팔은 한 순간 넘어지지만
당신의 양팔은 항상 벌려져 있어
잡고 서다가 놓고 서다가
혼자서 걷는 나
비척이다 넘어지는 나
황량한 들판으로
세찬 바람 속으로
산꼭대기까지
그 어디라도
손뼉치며 안아주시는
부드러운 목소리 들리는
오늘 나는
당신을 향하여
열 발도 넘게 간다
20121129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40 | 바람의 속내 [2] | 지혜 | 2014.03.07 | 3048 |
239 | 특별한 선물 [2] | 하늘 | 2010.12.20 | 3040 |
238 | 서로의 모습 속에서 [2] | 하늘 | 2011.04.18 | 3030 |
237 | 가련하다 여기지 마세요 [4] | 이슬 | 2010.09.08 | 3025 |
236 | 2010 송년모임 [1] | 에덴 | 2010.12.20 | 3024 |
235 | 친구 [4] | 요새 | 2010.01.28 | 3022 |
234 | 참사람이 사는 법 - [1] | 물님 | 2010.10.10 | 3019 |
233 | 봉우리 -텐러버에게 [3] | 물님 | 2010.04.06 | 3019 |
232 | 그릇들의 대화 [1] | 요새 | 2010.03.19 | 3015 |
231 | 북소리 [3] | 하늘꽃 | 2010.01.09 | 3013 |
이 세상에 온 이유가 그 걸음마를 떼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도도님의 시를 통해서 걸음마를 떼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는군요.
아기때 나를 이쁘다고 공중으로 내 던지고 받아내던 무서운 어른들도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