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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2010.12.03 07:56

마음 조회 수:2967

네가 하도 설히 울어  네가 우는 줄 알았더니

내가 우는구나

네가 외롭다 외롭다 밤 길을 헤메이는 줄 알았더니

내가 외롭구나

네가 가기 싫다 싫다 어깃장을 놓는 줄 알았더니

내가 싫구나.

네가 저 멀리 섬처럼 있는 줄 알았는데

내가 섬이구나.

이제 와서 네가 나를 떨치고 가는 줄 알았더니 

내가 떠나는구나.

네가 나를 찾아 찾아 온 줄 알았더니

네 가는 길 옆에 들꽃 하나 피어 있었구나

너와 내가 가는 줄 알았더니

길이 흐르는구나

 

너도, 나도, 길도  흐르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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