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기도
2022.09.19 06:24
달의 기도
동쪽 하늘에서만 본 사람은
서쪽 하늘 새벽 보름달 모른다
마음에 상처 지우는 것이
병 앓는 것과 같다는 것 모르듯
그러나 우리 숲으로 가면
꽁지 들썩이며 새소리 내듯
화관 쓴 신부가 되어
도둑처럼 찾아오는 밤 맞이할 수 있다
둥실 보름달 내리는 이불 휘감고
바람도 깃 다듬어 숨죽이는
해독할 수 없는 세상으로 들어가
새벽달 보며 하루 여는 것이다
박소영(1955~)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23 | 초 혼(招魂) [1] | 구인회 | 2010.01.28 | 2260 |
222 |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 구인회 | 2010.01.29 | 2254 |
221 | 꽃 꺾어 그대 앞에 [1] | 구인회 | 2010.01.30 | 2267 |
220 | 먼 바다 | 구인회 | 2010.01.31 | 1958 |
219 | 구름 한 점 | 구인회 | 2010.02.02 | 2241 |
218 | 숯덩이가 저 혼자 [2] | 요새 | 2010.02.04 | 2289 |
217 |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 구인회 | 2010.02.04 | 2289 |
216 | 아직 가지 않은 길 [2] | 구인회 | 2010.02.05 | 2286 |
215 | 사대원무주 四大元無主 [7] | 구인회 | 2010.02.06 | 2804 |
214 | 별 헤는 밤 / 윤동주 | 구인회 | 2010.02.08 | 19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