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2654
  • Today : 364
  • Yesterday : 1145


물 1

2007.01.22 23:34

운영자 조회 수:2345

        물 1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에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나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 낙타 [1] 물님 2011.09.19 2313
72 여물 [4] 운영자 2008.07.21 2315
71 산새 [5] 운영자 2008.08.19 2326
70 모악산은 [1] 운영자 2007.10.08 2344
» 물 1 운영자 2007.01.22 2345
68 예수에게 1 [3] file 운영자 2008.04.20 2362
67 하느님 나라(이병창) [1] file 하늘꽃 2007.09.03 2366
66 아이들 [5] file 새봄 2008.04.05 2368
65 Rumi / Say I Am You 나는 너라고 말하라 [4] sahaja 2008.04.16 2373
64 내 마지막 순간 -타고르 [1] 구인회 2013.07.06 2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