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29461
  • Today : 803
  • Yesterday : 1410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1467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그 꽃 [1] 물님 2009.11.22 2075
312 톱과 낫 거두기 [3] file 이중묵 2009.01.17 2072
311 나는 천개의 바람 [2] 물님 2010.01.24 2069
310 사랑하는 별하나 [1] 불새 2009.09.24 2062
309 박재삼, 「가난의 골목에서는 [2] 물님 2013.01.23 2060
308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2056
307 사대원무주 四大元無主 [7] file 구인회 2010.02.06 2056
306 10월 [1] 물님 2009.10.12 2051
305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2041
304 담쟁이 물님 2014.05.13 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