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2012.11.30 06:34
걸음마
나는 기어간다.
젖 냄새 향기로운
당신을 향하여
나는 섰다가도
기어가는 게 빠르다.
당신은 나를 서서
걸어오라 하신다.
나는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고
한두 발 걷다가 쓰러지면
그 자리엔 항상
당신이 계신다.
나의 양팔은 한 순간 넘어지지만
당신의 양팔은 항상 벌려져 있어
잡고 서다가 놓고 서다가
혼자서 걷는 나
비척이다 넘어지는 나
황량한 들판으로
세찬 바람 속으로
산꼭대기까지
그 어디라도
손뼉치며 안아주시는
부드러운 목소리 들리는
오늘 나는
당신을 향하여
열 발도 넘게 간다
20121129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181 | 공부 잘 한 날 [1] | 지혜 | 2011.08.06 | 4210 |
| 180 | 별 -- 향기 [2] | 물님 | 2012.12.13 | 4212 |
| 179 | 그래 공이구나 | 지혜 | 2011.07.27 | 4213 |
| 178 | 저 산은 [2] | 지혜 | 2011.07.29 | 4214 |
| 177 |
느보산에서 - 물
[6]  | 도도 | 2012.02.05 | 4214 |
| 176 | 낙화 (落花 ) | 에덴 | 2010.04.22 | 4218 |
| 175 | 연꽃 서정 [1] [17] | 지혜 | 2012.06.29 | 4219 |
| 174 | 그러니까 [1] | 지혜 | 2012.02.16 | 4221 |
| 173 | 그가 빈 몸을 반짝일 때 [1] | 지혜 | 2011.07.26 | 4222 |
| 172 | 외로움 [3] | 요새 | 2010.03.23 | 4224 |
이 세상에 온 이유가 그 걸음마를 떼기 위해서가 아닐까요?.gif)
도도님의 시를 통해서 걸음마를 떼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는군요.
아기때 나를 이쁘다고 공중으로 내 던지고 받아내던 무서운 어른들도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