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289
  • Today : 1415
  • Yesterday : 1340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1752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 박노해 물님 2022.01.08 1951
242 그대들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3] file 구인회 2009.06.13 1942
241 달의 기도 물님 2022.09.19 1937
240 새해 다짐 -박노해 물님 2023.01.04 1932
239 바람이 바뀌었다 -박노해 물님 2021.08.11 1932
238 매미 -이병창 [1] file 하늘꽃 2007.08.29 1930
237 [5] 하늘꽃 2008.11.17 1929
236 나비 / 류 시화 [1] file sahaja 2008.06.16 1927
235 봄은 울면서 온다 도도 2014.03.25 1924
234 '차를 마셔요, 우리' - 이해인 물님 2011.04.21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