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과 낫 거두기
2009.01.17 12:56
톱과 낫 거두기 / 이중묵
공단 안의 버려진 빈터에서
아카시는 삼 년을 자랐고
그 아래서
작년에 죽은
갈대 줄기, 개망초 그림, 쑥대 그림과
새로 난 그 자식들의 줄기들과
올해 찾아온 오월이 키 재기를 한다.
얼키설킨 덤불이 쓸모 없다며, 나는
벌써 어떤 톱과 낫을 냈다.
아카시는 오월 향을 날리고
갈대 쑥대 개망초는
여기저기에서 뱉어내는
냄새를 먹고 있었다.
마음 빈 데에 버려진 수풀 속 하나가
제 하는 일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그대인 나에게 묻고
어떤 톱과 낫을 거둔다.
나의 톱과 낫을 거둔다.
댓글 3
-
이중묵
2009.01.17 12:59
아이프레임 제한이 없다면, 제법 장식이 되고, 수정된 시가 자동적으로 반영되고, 음악도 흐르게 할 텐데 막혀 있다보니 이것으로 만족을 해야 할 것 같아 아쉽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기를... -
관리자
2009.01.17 20:51
HTML편집기를 이용하시면 아이프레임 테그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구인회
2009.01.17 13:47
톱과 낫이 암시하는 치열한 공간 속에서
톱과 낫을 거두는 시인의 마음을
지도무난 至道無難 이라고 할까요
견성성불 見性成佛 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그저 사랑이라고 할까요~
자주자주 오셔서 영혼의 빛을
온누리에 뿌려주시기를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3 | 여물 [4] | 운영자 | 2008.07.21 | 5729 |
312 | 어떤바람 [2] | 제로포인트 | 2016.04.04 | 5675 |
311 | 당신은 [5] | 하늘꽃 | 2008.09.18 | 5651 |
310 | 풀꽃 - 나태주 [2] | 고결 | 2012.03.06 | 5630 |
309 | 세상의 등뼈 | 물님 | 2011.06.13 | 5617 |
308 | 아침에 쓰는 일기.3 [2] | 하늘꽃 | 2008.05.20 | 5616 |
307 | 하느님 나라 [5] | 하늘꽃 | 2008.09.09 | 5608 |
» | 톱과 낫 거두기 [3] | 이중묵 | 2009.01.17 | 5568 |
305 | 남명 조식 | 물님 | 2022.07.28 | 5551 |
304 | 가람 이병기 -난초- | 물님 | 2013.06.04 | 55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