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2011.08.31 08:22
관계
산다는 건
밥을 짓는 일인데
요 며칠,개 밥만 끓이고 있다
다시 쌀을 안치고
푹 뜸을 들이자
더 이상의 압력은 싫다는
떼거리를 들어주자
불은 낮추되 뚜껑을 잘 닫고
기별이 오기를 귀 기울이자
마침내 시간을 익혀서
솥 전에 눈물로 내릴 때까지
쫀득하고 고슬한 밥
우리가 서로 복스러히
먹을 수 있기까지,
먹어서
또한 먹힐 수 있기까지
뜸 들이기를 하자
개 밥은 이제 그만이다
댓글 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20 | 새벽, 시인 [3] | 지혜 | 2011.12.20 | 2999 |
219 | 눈 먼 새에게 [1] | 지혜 | 2011.09.05 | 3003 |
218 | 눈꽃, 길 [1] | 지혜 | 2011.12.29 | 3005 |
217 | 침을 맞으며 | 지혜 | 2011.11.03 | 3012 |
216 | 가을장마 [1] | 지혜 | 2011.08.20 | 3015 |
215 | 추수 [1] | 지혜 | 2011.09.22 | 3015 |
214 | 보이는, 보이지 않는 [2] | 지혜 | 2011.11.13 | 3021 |
213 | 새벽 노을 [1] | 지혜 | 2011.09.21 | 3022 |
212 | 약속 [1] | 지혜 | 2012.01.04 | 3023 |
211 | 똥의 고독 [1] | 지혜 | 2011.09.02 | 3027 |
줄 개도 없는데
나는 어쩌려고
개 밥을 짓는지요.....
요 부끄러운 속내를 읽어주시는
씨알님과 도반님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