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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과 고집사의감상문 (오늘)

2014.04.04 10:31

하늘꽃 조회 수:1785

          길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 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소리에도

          귀 닫고 가는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 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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