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
2013.02.28 17:27
고해
무서운 거라고
세상이 아닌
먹지 못한 밥이 무서운 거지
육신의 끼니만 꼬박 챙기고
위로 아래로
왼쪽 오른쪽으로도 먹지 못했던 밥
그 밥의 눈물이 시방 두려운 거지
저리 뚝뚝 떨어지다가
내 발등을 뚫어버릴까 봐
그 밥의 눈물이 무서운 거지
아니지 아니지
여전히 도망칠 궁리만 하는 내 발이 두려운 거지
끼니는 거르지 않으면서 뒤도 안 보는 내가 내게 미안한 거지
혼 없는 한숨이 너무 무서운 거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0 | 별 -- 향기 [2] | 물님 | 2012.12.13 | 2612 |
79 | 약속 [1] | 지혜 | 2012.01.04 | 2612 |
78 | 백일홍 [1] | 지혜 | 2011.09.07 | 2612 |
77 | 사려니 숲길 [1] | 물님 | 2011.12.01 | 2611 |
76 | 걸음마 [1] | 도도 | 2012.11.30 | 2608 |
75 | 이름 값을 하는 절기 [3] | 지혜 | 2011.09.26 | 2602 |
74 | 생명의 성찬 [2] | 지혜 | 2011.09.27 | 2600 |
73 | 답청踏淸 [1] | 지혜 | 2013.12.07 | 2587 |
72 | 눈꽃, 길 [1] | 지혜 | 2011.12.29 | 2581 |
71 | 추수 [1] | 지혜 | 2011.09.22 | 25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