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성 희망편지
2012.07.04 06:14
그녀는 1973년 8월29일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부모 품 대신에 길거리에 버려졌습니다.
그녀는 생후 6개월 만에 한국을 떠나야했습니다.
그녀는 좌파 가풍을 가진 프랑스 가정에 입양됐습니다.
그녀는 단호한 성격을 가진 명석한 학생으로 자랐습니다.
그녀는 명문 학교인 파리정치대학과 국립행정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녀는 감사원에서 일하다가 2007년 사회당 대선캠프에 참여했습니다.
그녀는 올랑드 프랑스 정부의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장관에 임명됐습니다.
"내가 태어난 곳이긴 하지만 나에게는 외국이다!"
플뢰르 펠르랭 장관 즉, 김종숙씨는 한국을 외국(外國)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을 버린 나라, 겨우 6개월밖에 머물지 못한 나라가 과연 조국이겠습니까.
그녀는 기회 균등과 똘레랑스(관용)의 조국 프랑스에 대한 자부심이 컸습니다.
그녀는 동양인이었지만 다문화로 인한 차별과 왕따를 당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녀를 장관에 임명한 힘은 문화 다양성과 평등을 존중하는 프랑스의 성숙함입니다.
그래서 폴뢰르 펠르랭 장관보다 다문화를 존중하는 프랑스 사회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국에서도 문화 다양성과 인종평등을 통한 기회균등이 가능할까요?
다문화가정 누구든지 능력이 되면 장관과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까요?
다문화가정을 2등 국민으로 취급하는 한국에서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통계에 따르면 다문화 자녀들의 초등학교 취학률은 85%,
중학교 진학률은 60%로 떨어지고, 고등학교 진학률은 30%로 급격히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학교 떠난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요.
20011년 행안부 자료에 따르면 학령 전의 아이들을 포함한 다문화 자녀들이
15만 명을 넘어섰는데 학령 전의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면 이 아이들 또한
차별에 시달리다가 결국에는 학교를 떠나 교육사각지대에 방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교에서 쫓겨난 다문화 청소년들이 지금은 열세(劣勢)이기에 차별과 소외를 당해도
어쩔 수 없어서 참지만 게토가 형성되고 조직화가 된다면 그땐 반격할지도 모릅니다.
2005년 프랑스에서 아랍계 이민자들의 폭동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주민 청년들이 경찰과 총격전을 벌일 정도로 격렬한 소요사태를 일으켰는데
사태의 배경은 교육-사회-경제적 차별과 소외문제에 시달리다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프랑스-독일 등 유럽 18개국의 '다문화와의 공존'에 대한 찬성비율은 74%로 나타났는데
이것은 한국의 36.2%보다 2배 높은 것으로 그럼에도 다문화 갈등이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한국계 입양아가 다문화 차별을 겪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밝혔던 프랑스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데 그럼, 다문화에 배타적인 한국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어떤 사태가 일어날까요?
이런 현실과 현상을 본다면 우리들의 다문화사회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정부 정책은 다문화를 한국의 단일문화로 동화-흡수시키려 할 뿐입니다.
단일민족 우월감에 취한 국민들은 다문화를 이해하거나 존중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극소수의 제노포비아(외국인혐오증)들이 다문화 갈등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체류 외국인 140만 명의 한국 사회가 이대로 간다면 그 갈등비용은 엄청날 것입니다.
연쇄방화 사건으로 구속된 다문화 청소년 현준(가명)이를 돕고 있습니다.
19대 국회의원들에게 현준이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물론 현준이의 연쇄방화 사건은 관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죄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관대한 처벌을 통한 새로운 삶의 기회를 호소하고 나서게 된 것은
다문화 차별과 왕따에 대한 사회적 반성과 관용의 기회를 갖기 위해서입니다.
여야 국회의원 35명(6월26일 현재)이 탄원에 동참한 것은 다문화 차별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다문화 희망사회는 불가능하다는 것에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한국은 다문화사회가 됐습니다.
따라서 사회도 우리들도 다문화사회에 맞게 변해야 합니다.
다문화가정과 이주민들은 차별의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갈 이웃입니다.
한국은 나그네와 이방인들은 물론 미물인 까치조차 잘 대접했던 민족이었습니다.
제가 이주민-다문화가정 돕는 일을 20년 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덕분입니다.
우리 마음 안에 고여 있는 수더분한 나눔과 정(情)을 외로운 그들과 함께 나누면서
가난하고 외롭다가 깨어졌던 <완득이>네 가정이 해피엔딩으로 회복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영화를 한편 만들고 싶습니다.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는
다문화 현준이가 주인공이 되고, 사랑의 손길을 나누는 여러분들이 똥주 선생이 되어
너는 외톨이가 아니라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난 귀한 아이라고 알려주면서 안아준다면!
마침내 현준이가 사랑의 힘으로 완치되어 다문화 희망세상을 일구는 주인공이 된다면!
여러분은 혹시 알고 계신가요?
다문화가정 출신인 오바마가 왕따에 시달리고 좌절하다가
술과 마약에 의지하던 위험한 청소년이었다는 것을 아십니까?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자인 연쇄방화로 구속된 소년범 현준이가
지금은 범죄자요 위험한 청소년이지만 여러분이 손을 내밀어서
따듯하게 잡아주신다면 현준이는 다문화 희망세상의 재목이 될 수 있습니다.
현준이의 손을 잡아주십시오! 그것은 우리의 미래에 환한 불을 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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