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5513
  • Today : 477
  • Yesterday : 952


걸음마

2012.11.30 06:34

도도 조회 수:3554

걸음마

 

나는 기어간다.

젖 냄새 향기로운

당신을 향하여

나는 섰다가도

기어가는 게 빠르다.

 

당신은 나를 서서

걸어오라 하신다.

나는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고

한두 발 걷다가 쓰러지면

그 자리엔 항상

당신이 계신다.

나의 양팔은 한 순간 넘어지지만

당신의 양팔은 항상 벌려져 있어

잡고 서다가 놓고 서다가

혼자서 걷는 나

비척이다 넘어지는 나

 

황량한 들판으로

세찬 바람 속으로

산꼭대기까지

그 어디라도

 

손뼉치며 안아주시는

부드러운 목소리 들리는

오늘 나는

당신을 향하여

열 발도 넘게 간다

 

2012112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0 그가 빈 몸을 반짝일 때 [1] 지혜 2011.07.26 3511
179 씨앗의 힘 [2] 지혜 2011.10.12 3511
178 새벽 노을 [1] 지혜 2011.09.21 3513
177 그 꿈 [1] 물님 2013.03.05 3514
176 차례상 [2] 지혜 2012.10.03 3516
175 [2] 물님 2011.07.24 3517
174 저녁 기도 [1] 지혜 2011.08.05 3518
173 별 -- 향기 [2] 물님 2012.12.13 3518
172 잔잔해진 풍랑(마르코4장35절-41절) [1] 지혜 2011.08.09 3523
171 여름 향기 [2] 지혜 2011.08.02 3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