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龍 되어 가는 길[12.9]
2012.12.11 17:56
인생 -용龍이 되어 가는 길
주역 64궤 중에 그 첫번째가 건위천 乾爲天, 하늘에 관한 이야기.
건乾은 원형이정 元亨利貞, 건은 태어나게 하고 향상하게 하는 것이며
이정利貞이라, 열매 맺게 하여 본디 바른 자리로 가게 하는 것.
이렇게 하늘이 근원인 사람은 누구나 하늘을 바라보고 그리워하고,
자유자재로 저 하늘을 날고 마침내 하늘의 품에 안기고자 합니다.
그러나 산 사람의 하늘 가는 길은 외롭고 그리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주역 건괘는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으며, 은유적 표현으로 여러 종류의 용龍이 등장합니다.
물속에서 몸부림치며 힘을 기르는 용이라, 잠룡 潛龍
그 잠룡이 자기 존재가 무엇인지 존재의 존엄을 느끼는 견룡 見龍
그리하여 비룡재천 飛龍在天, 여의주를 물고 하늘에 오른 비룡 飛龍
순간 찰나에 자신이 용임을 잊고 곤두박질하는 설익은 용이 아닌
더 이상 오를 데 없는 꼭대기에서 맘대로 하늘을 소요유하는 항룡 亢龍
"누구든지 새 하늘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되 보라, 새것이 되었노라." 새로운 피조물로서
영원한 생명을 얻어 그 자신이 하늘이 된 용이 바로 그것입니다.
물님은 이번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등지를 돌아보면서 견룡 見龍,
용꿈을 꾸고 용을 보고 그 용龍을 품에 안고 왔나 봅니다.
다, 꿈이로다.
우리 삶이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뜬구름 위에서 벌어지는 한판이라,
용을 보고 옴과 동시에 저 하늘 항룡 亢龍이 되어버린 김흥호 선생님.
님의 승천 소식을 접하면서 송이눈 내려 용비늘로 반짝이는 경각산,
순간 비룡이 되어 은빛 경각을 휘감아 도는 용龍의 노래를 듣습니다.
바다를 연결하는 관문으로 고린도는 한때 인구가 20만, 딸린 노예가
두 세배라고 하니 총인구가 60만이나 되는 매우 번성한 도시였다.
한 때 정복자로서 명성을 날린 알렉산더 대왕의 마케도니아, 찬란한
문화유적을 자랑하는 그리스는 400년 동안 터키의 식민지였으며,
로마의 시이저, 이집트 클레오파트라의 야망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번 여행은 생각해 보건데 대게 찬란했던 문화가 파괴되고 매장된
것을 후세에 이르러 발굴한 것을 입장료 내고 보는 것에 다름아니며,
여행의 핵심어를 한 마디로 말하면 '인간의 꿈', '환상'이라 할 수 있다.
"내일 일을 어떻게 기약할 수 있겠습니까?
인간의 생명은 잠깐 보이다 없어지는 안개와 같습니다." -야고보4장
경전의 말씀과 같이 인간은 새벽안개와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중세 교회의 3대 축을 형성하고 있던 도시는 알렉산드리아, 예루살렘,
로마교회다. 그 중 예루살렘 교회는 제일 먼저 로마에 의해 멸망되었고,
로마가 알렉산드리아를 점령하면서 이 교회 역시 영지주의로 몰려
소멸되었다. 이 알렉산드리아 유적에서 도마복음이 발굴된 것이다.
그 후 애굽의 알렉산드리아에는 나일 지역의 이집트 원주민을 지칭하는
콥틱(Coptic)교회가 세워졌다. 유세비우스의 교회사에 의하면 마가가
말년에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복음을 전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마가는 마가복음의 저자로서 바나바의 조카이자 바울과 전도여행을
함께 한 전도자이다.
이 유서깊은 콥틱 박물관에서 본 성화 그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 그림의 도안이 10번 째 타로카드, 운명의 수레바퀴와 흡사하다.
마치 우리나라의 태극기처럼 죽음과 부활의 신인 야누비스가 정중앙의
원인 운명의 수레바퀴를 떠받치고 있고 8개의 살이 있는 수레바퀴 위에
검을 든 신성의 수호자 스핑크스가 앉아 있다.
물론 건곤이감의 궤상처럼 사면에 사람을 비롯 네 짐승이 걸려 있다.
맨 왼쪽 건乾 자리에 있는 인간은 지성, 우측 감坎의 자리엔 자유의 상징
독수리, 왼쪽 아래 리離의 자리엔 창조를 뜻하는 황소, 우측 아래 곤坤의
자리에는 용맹의 상징인 사자가 자리잡고 있다.
이 운명의 바퀴를 둘러싸고 있는 이 네 짐승은 다 같이 책을 보고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간은 이 네가지가 학습되어야 삶의 비밀을
풀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여기서 반인반수인 야누비스는 이집트에 많은 자칼로 그 나라엔 천국과
지옥을 결정하는 야누비스 신, 그 신이 떠받치는 원반 위에 스핑크스가
앉아 있다. 스핑크스는 인간이 열망하는 완벽한 상징이요 궁극적으로
완성해야 할 자기자신의 모습이다. 검을 든 스핑크스의 몸은 사자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여성의 얼굴이다. 성숙한 인간의 모습을 여성성으로
묘사하고 있고 이는 우리 인간의 영혼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나의 완전한 영혼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스핑크스가 어떻게 인생을 살고 있는지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림은 자칼의 머리를 가진 인간에서 스핑크스의 머리를 가진 인간으로
거듭남으로써 윤회의 수레바퀴를 벗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내가 인상적으로 본 것은 사실 하늘 위의 구름에 있다.
하늘에는 온통 뜬구름이다. 그 구름이 하늘과 존재의 배경이다.
통일국가의 왕을 꿈꾼 클레오파트라, 시저의 꿈, 알렉산더의 야망,
이것이 다 뜬구름 위에서 벌어진 일이다.
우리 삶이 다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구름 위에서 벌어지는 한판이다.
유영모 선생님은 "하나님은 없시 계시고 인간은 있시 없다"고 하셨다.
하나님은 없는 것 같지만 있고, 인간은 있는 것 같지만 없다는 말씀이다.
우리는 지금 여기 있으나 얼마 안가서 다 사라져버릴 존재이다.
그런데도 천년 만년 살 것처럼 동분서주하며 사는 것도 꿈이다.
환각과 착각의 구름 속에서 한바탕 인생놀이가 벌어지고 있다.
또 이 도안에 눈에 띠는 것은 '뱀'이다.
사실 뱀은 징그러운 동물이 아니라 지혜와 생명력의 상징이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뱀같은 지혜와 비둘기 같은 순결함을 강조했다.
뱀은 해마다 허물을 벗지 않으면 죽음을 면할 수 없다.
몸부림치며 껍질을 벗는 뱀 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그래서 뱀을 지혜의 상징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뱀이 바닥을 향해 추락하고 있다.
뱀은 쿤달리니의 에너지 챠크라로 볼 때 원초적인 제1챠크라에 속한다.
이 뱀이 수행의 세계에서 생명의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깨달음을 동력으로 삼아 6챠크라인 용이 되어야 하는데,
그 길을 가지 못하고 살면 추락하는 뱀이 되고 만다.
일체의 모든 존재가 다 용龍이다.
인생의 과제는 원초적인 뱀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용이 되고 왕이 되고 그리스도 의식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삶 속에서 열심히 해야 할 과제를 이 카드가 보여주고 있다.
때가 되어 하나님이 추수하시기 알맞은 익은 곡식이 되기 위한
용의 길, 그리스도의 길을 저 카드가 안내하고 있다.
고대 콥틱교회에서의 그리스도가 타로카드의 운명의 수레바퀴에서
반인반수의 칼을 든 스핑크스로 변형된 것이 놀라울 따름이며,
운명의 수레바퀴에서 앉은 검을 든 스핑크스에서
궁극적으로 완성해야 될 자기 자신의 모습 찾고
신성의 문을 두드리는 물님의 통찰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2년 임진년 壬辰年 용의 해,
개인의 문제 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역시 비룡이 되어 승천할 것인지
아니면 뱀이 되어 어둠으로 추락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2013년 계사년 癸巳年 뱀의 해를 준비하면서 금 년 한 해 저마다 용꿈이 실현되고 용龍되셨는지, 용되었다면 어느 단계의 용인지, 혹여 용으로 환골탈태하기에 버거워
중도에 포기하고 지상을 향해 추락하는 뱀이 되어버렸는지 !
그렇더라도 다시 한번 마지막 한 호흡까지 용의 비상을 준비합니다.
'si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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