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0287
  • Today : 1178
  • Yesterday : 1057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3970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구름의 노래 [1] 요새 2010.07.28 3914
212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3917
211 길 잃고 [1] 물님 2011.01.12 3918
210 바다는 file 운영자 2007.09.09 3923
209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3924
208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3926
207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3927
206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3929
205 웅포에서 요새 2010.12.05 3931
204 벼를 읽다 [1] file 하늘꽃 2007.01.30 3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