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9579
  • Today : 470
  • Yesterday : 1057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4060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3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3726
152 봄날에 [1] 요새 2010.01.01 3725
151 기뻐~ [1] 하늘꽃 2008.03.19 3725
150 Looking for blue bird.... [3] file 이규진 2009.06.26 3724
149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2] 물님 2009.07.03 3724
148 사랑 요새 2010.12.11 3720
147 행복 요새 2010.07.20 3720
146 어떤 타이름 하늘꽃 2008.07.01 3719
145 신현락, 「고요의 입구」 물님 2013.01.08 3717
144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3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