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3 | 풀꽃 [1] | 물님 | 2010.12.30 | 4105 |
182 |
매미 -이병창
[1] ![]() | 하늘꽃 | 2007.08.29 | 4108 |
181 |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 물님 | 2011.11.22 | 4111 |
180 |
그리움
[2] ![]() | 샤말리 | 2009.01.12 | 4116 |
179 |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 물님 | 2016.02.02 | 4116 |
178 | 확신 [2] | 이상호 | 2008.08.03 | 4120 |
177 | 하늘 냄새 [1] | 물님 | 2011.10.10 | 4120 |
176 |
눈동자를 바라보며
[1] ![]() | 운영자 | 2008.12.28 | 4123 |
175 |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 물님 | 2012.10.09 | 4123 |
174 | 고독에게 1 | 요새 | 2010.03.21 | 4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