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9588
  • Today : 393
  • Yesterday : 932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2007.08.19 23:36

운영자 조회 수:2558

         화순 운주사


                              이 병 창



     나를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천불 천탑(千佛 千塔)
     그 하나가 부족하여 날 새버린
     개벽의 꿈이 아쉽다고
     말하지 말라
  
     마지막 하나의 부처가
     내 배꼽 위에 앉아 있는
     너 자신임을 알기 까지는
     화순 들녘의 땀흘리는 중생들이
     바로 내 자식들임을 알지 못하리라


     나를 보고 미륵세상을 노래하지 말라
     내 몸이 부서져 닳고 닳아도
     여전히 한스러운 세상
     나의 기다림은 멀다


     나를 누워있는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나의 발끝에서 더 이상 절하지도 말라
     너희가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일어서지 않을 때
     나는 돌이 되어 이렇게 꿈틀거리고 있다.


     이밤이 새기 전에 그대
     일어서는 부처가 되어야 한다.
     팔다리 잘려진 나의 용화 세상을
     그대의 가슴 속에서 열어야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3 사랑 요새 2010.12.11 2457
252 물님 2012.06.14 2458
251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2459
250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2460
249 새해 첫 기적 [1] 도도 2011.01.01 2461
248 김남주, 「추석 무렵」  물님 2011.09.14 2461
247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2462
246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2462
245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2463
244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24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