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7469
  • Today : 547
  • Yesterday : 1151


나무학교

2013.11.27 08:25

물님 조회 수:4435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나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봄 눈 / 물 [2] 하늘꽃 2008.02.22 4142
112 신현락, 「고요의 입구」 물님 2013.01.08 4140
111 떼이야르드 샤르뎅 [2] 운영자 2008.09.04 4138
110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4137
109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4137
108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4136
107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file 구인회 2010.01.29 4136
106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4136
105 하늘꽃 [3] file 하늘꽃 2008.10.23 4135
104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4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