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1336
  • Today : 1061
  • Yesterday : 150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629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1581
332 곳감 맛 귤 맛 [1] 물님 2011.11.08 1582
331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584
330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585
329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1586
328 물님 2011.01.25 1586
327 꽃눈 물님 2022.03.24 1587
326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590
325 감각 요새 2010.03.21 1590
324 세상의 등뼈 물님 2011.06.13 1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