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5703
  • Today : 773
  • Yesterday : 145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417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1430
142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1430
141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429
140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429
139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1428
138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1427
137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1427
136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1426
135 곳감 맛 귤 맛 [1] 물님 2011.11.08 1425
134 무주 겨울 / 이중묵 [2] 이중묵 2009.02.26 1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