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8631
  • Today : 368
  • Yesterday : 924


시론

2009.04.16 21:03

물님 조회 수:2413

시론


현대시는 상징과 은유이다

시만 그런 것인가

빛에 의해 드러나는 이 세계가 모두

시와 같다.

밥상의 반찬들

그들이 나의 입 속에서 속절없이

씹힐 때까지의 과정은 온통 상징이고

하늘의 사랑이다.

하늘 아래 사랑 아닌 것이 있었던가.

그렇다면 하늘아래 시 아닌 것은 또 무엇인가.

시냇물과 바다

개와 고양이

낙엽송과 참나무

그들의 소리를 들어보면

그 속에 창세기도 있고 묵시록도 있다.

사람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익은 열매 같은 죽음으로도 죽지 못하는

이런 세상에서

만물의 영장이 인간이라고

떠들 것도 없다는 말씀도 있다.

만물은 자기 색깔

자기 얼굴로 웃고 있다.

나대로 저절로 살아가면서

그들은 한줌의 바람에도 일제히

자기 춤을 추고 자기 목소리로

지금을 노래한다.

하늘도 구름도 공중의 새 한 마리도

나의 마음

하늘의 뜻을 나타내는 상징

나를 읽어주는 한편의 시다.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새해 첫 기적 [1] 도도 2011.01.01 2437
242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2438
241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2439
240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2439
239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2440
238 雨期 [1] 물님 2011.07.29 2440
237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2440
236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2441
235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2442
234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2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