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대접 받기를 바라는 대로
2012.07.04 18:48
남에게 대접 받기를 바라는 대로
플래티넘(백금)이라는 단어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신용카드의 최고 등급, 음반계의 빅히트를 의미하는 이 단어는 최고중의 최고를 의미한다. 성서 중에 황금률을 산상수훈(마태 5-7장)이라고 한다. 그 산상수훈 중에서 플래티넘의 말씀은 7장 12절이라고 꼽혀지고 있다.
“남에게 대접 받기를 바라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진정한 율법의 가르침이요. 예언서의 정신이다” (마태복음 7:12)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하라는 이 평범해 보이는 가르침은 모든 인간관계의 핵심을 가르는 백금률이다. 그러나 이 가르침은 머리에서는 당연한 듯 받아들여지지만 실제로 행하는 데 있어서는 매우 어려운 말씀이다. 그 이유는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대하려면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어떻게 필요로 하는 지 명확하게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즉 상대가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주기 위해서는 지혜가 수반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알고 남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백금률을 지키려면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공부와 수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에게는 알게 모르게 편견이 뼈에 까지 배어 있다. 인종적 편견. 남녀에 대한 편견, 음식과 기호와 취미에 이르기 까지 그 벽은 높고 깊다. 나의 눈으로 상대를 보지 않고 상대의 눈으로 나를 본다는 것은 에고의 차원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내 눈이 상대의 눈으로 바꾸어 보는 것이 거듭남이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를 풀어가는 데 있어 최고의 가르침으로 꼽는 예수의 말씀이 시대를 초월하여 그 빛을 발하는 것은 인간의 수준이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바닥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 밑바닥에는 인간이라면 예외 없이 인간으로서의 대접을 받고 싶은 욕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대접 받고 싶은 것은 모든 인간의 기본적 열망이다. 이 열망의 코드에 접속할 줄 아는 사람은 성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직의 성패 역시 이 문제에 달려 있다. 회사마다 서비스를 외치지만 인간의 깊고 원초적인 욕망을 건드리는 서비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어떤 업소에는 절하는 자동인형이 설치되어 있다. 그것을 보고 자신이 인간다운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느낄 손님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주인의 천박한 의식을 비웃지 않을까. 상대의 마음을 알려면 먼저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상대의 욕구를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의 욕구를 먼저 알아차려야 한다. 즉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인식의 과정이 있어야 남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기반이 형성 되는 것이다. 백금률은 타인들과 공정하고 평등하고 진실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자기 인식을 위한 통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자신의 내면에 대한 섬세한 인식과정이 있을 때 내가 내 안의 나를 잘 대접할 수 있고 타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들을 민감하게 대접할 수 있다. 나 자신의 가장 깊은 차원에서 나는 어떤 대접을 받고 싶은가를 물어보라. 예를 들어 내가 근무하는 공간에 내가 고객으로 들어 올 때 어떤 대접을 받고 싶어 할까를 물어보면 고객을 대접하는 기준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대한 자기 자각이 깊어지면 나와 네가 어떤 대접을 받고 싶어하는지를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 상대방의 눈으로 나를 보는 눈이 떠지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될 것이다.
누구든지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자신에게 관심과 친절한 매너를 보여주기를 원할 것이다. 악수를 할 때 상대가 시선을 돌리고, 다른 사람을 아는 체하면서 나와 악수를 하면 기분이 나쁘지 않은가. 그럴 때 진실하고 성의 있고 공평하게 대우 받기를 원하는 마음에 상처가 될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행동에 대해 이해와 공감 받기를 원한다. 나의 장점을 인정하고 격려하고 존중해 주기를 원한다. 외롭고 슬플 때 함께 울어주기를 원한다. 실수했을 때는 관대하게 용서해주기를 바란다. 바로 이 사실을 분명하게 자각한 사람만이 남을 제대로 대접할 수 있는 태도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은 회사들이 무너졌다. 그 이유를 연구한 자료를 보면 상사와 직원 간의 소통부재에서 찾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말단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오너의 비극은 전체 직원의 비극으로 전이 될 수밖에 없다. 작은 아이디어들이 모아져서 아이템이 된다. 오너는 직원들의 작은 아이디어를 모아 아이템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휴렛 팩커드의 존 영 전 회장은 “성공하는 회사는 최고 경영진에서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목적에 대해 하나의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아무리 현명한 경영 전략도 지원과의 공감대가 없으면 실패하고 만다”고 말했다.
호주 총리를 3번 역임한 말콤 프레이저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사람을 존중하며 대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나는 교육을 받았으니까. 나는 부자니까. 내가 당신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게 되면 사람들은 십리 밖에서도 그걸 다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절대 소통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백금률의 말씀을 묵상하면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말씀을 실천하려면 자기 계발의 에너지와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지구상에서 훌륭한 리더로 인정 받는 사람은 누구든지 이 과제를 비켜갈 수 없을 것이다. 나의 부하들은 어떤 대접을 받기 원할까? 나의 상사는 어떤 대접을 받기를 원할까? 나의 고객들은 어떤 대접을 받기를 원할까? 이 주제에 대하여 깨어 있는 사람들은 이 물음을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대는 어떤 대접을 받고 싶은가? 내가 말할 때 귀 기울이고 존경하고 배려하고 사랑해주기를 바라지 않는가? 나의 조건들 때문이 아니라 나의 존재 그 자체를 인정해 주기를 원하지 않은가? 이 욕구들을 상대에게 원하기만 하는 단계에서 상대에게 먼저 실천하고자 할 때 그 사람은 위대한 리더십의 인간이 된다. 삶이 외롭거나 곤고하지 않고 풍성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도 그렇게 살아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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