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코바에서 온 선교편지
2011.04.03 20:55
여기 사람들은 봄이라고 별로 서두르지도 않습니다.
모스크바는 그냥 모스크바일 뿐이라네요.
하루 동안 사계절을 보여주고 싶은가 봅니다.
대지 위에 봄볕 따사롭다가 비바람 눈보라로 장난칩니다.
한참을 소리치며 구르다 물러간 구름 사이로 코발트색 하늘로 탄성 지르게 합니다.
멀리 간 바람인줄 알았는데 금새 나타나 한참을 가슴 시리게 합니다.
여기에선 이런 게 봄인가 보다 하고 알아차립니다.
3월 27일 주일, 집사 네 분을 세웠습니다.
집사는 ДИАКОН (디아콘) 이라 합니다. 로어 첫 글자를 따서 다섯 개념으로 권면 했습니다.
원동력, 진실성, 적극성, 소통자, 체험자, 끈기
알렉산드르, 엘레나, 젬피라, 마리나 집사님, 이렇게 한발 걸음을 뗍니다.
헌신하는 이들, 이들을 축복하는 성도들.
그래서 이 날 세시간 동안 찬양하고 기도하며 예배했습니다.
구원초청에 몇 사람이 나왔습니다.
성도의 인도를 받아 처음 나온 젊은 부부 얼마 전 출산했다는데, 아이가 칠삭둥이.
자기에게 일어난 일이 믿기지도 않았고, 감당하기 힘들어 먹먹한 가슴으로 온 겁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가여운 어린 부부를 어루만지시는 우리 주님...
얼마나 인자하시고 자비로우시며 섬세하신지...
함께 눈물로 기도해주는 그분의 자녀들이여...
새신자의 태어나는 모습은 먼저 믿는 이들에게는 영생을 다시 맛보게 합니다.
한동안 뜸하던 유라씨, 젖은 눈으로 강단 앞까지 나옵니다.
„ 저는 더 이상 이렇게 번잡한 삶을 살고 싶지 않습니다. 부끄럽습니다만 나 같은 놈도 주께서 다시 받아 주실까요?”
„ 돌아온 자녀가 거절 받는 적은 없었습니다. 주님은 언제나 기다리셨습니다. 형제님 당신이 기도 드릴 수 있겠습니까? „
„사랑하는 아버지.. 다시 아버지 앞에 나옵니다. 주님...나를 용서해 주..... ”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는 형제를 꼭 안아 그의 가슴을 느끼면...
사랑하시는 주님의 마음이 이런 거 아닐까... 알듯합니다.
멧세지의 멋진 말보다는 돌이킨 자의 눈물이 더 큰 감동을 주곤 합니다.
4월 11-13일, [젊은부부 수련회]를 하려고 합니다.
20대 부부를 초대하여 그들의 공동체를 만드는 시작입니다. 조혼하는 풍습이 있으나 대부분 준비 없이 아버지 어머니가 됩니다. 젊은 부부가 신앙생활 하기엔 변명거리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들을 교회가 가르치고 보호하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참가 예상 인원은 10쌍 정도입니다. 우리들의 교회 미래는 깨어나 헌신하는 젊은이들에게 달렸다고 보여집니다.
**
새로운 선교지에 오면 정착하기(현지에 거주 할 수 있는 비자, 주거문제 ), 언어구사(설교할 수 있을 만치) 그리고 어떤 사역 (현지에서 요구하는 사역은?) 이 필요한가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쉬운 일이 아니기에 늘 주님의 은혜가 절실합니다.
작년 9월 러시아에 온 이후, 되어진 일로 받은 은혜와 앞으로 할 일들을 정리하여 보고합니다.
1] 정착 ; 우리의 안정적인 러시아 정착이 마련됐습니다. 장기거주 신청을 접수했습니다.
영주권을 전제로 한 등록입니다. 매우 잘된 경우입니다.
이제 3개월마다 러시아를 떠나지 않아도 됩니다.
2] 언어 ; 언어 중 가장 어렵다는 러시아어로 설교를 준비할 때면 언제나 머리에 쥐가 드나드는 것 같습니다만 공부하는 것 외에는 다른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가르치고 친구 사귀는 일은 여유가 있으니 다행입니다.
3] 사역 ; 집시교회 목회자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목회 현장에서 멘토하며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집시들은 소외된데다 여러모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입니다.
그래서 이들과 함께 있기로 했습니다. 우리 교회가 (현재, 모스크바에서 모이는 빛과 생명교회 , 뚤라시에서 모이는 뚤라 교회 ) 스스로 목회할 수 있도록 지도자를 훈련하며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사역은 결국은 사람입니다.
결석한 성도 방문도 하고, 결신한 새 가족을 양육하는 심방도 가르칠 일입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이제 사역의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를 구할 마음이 듭니다.
버스와 전철을 타고 다녔습니다만 차량이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차량구입 모금을 하기로 합니다.
동구밖에 매어둔 나귀새끼를 풀어오라신 우리 주님을 흉내 내지 못해도 믿음으로 구하겠습니다.
머리 휘날릴 일 없는 윤 선교사... 빛나게 댕기며 사역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사월에는 어떤 일로 또 감격하게 하실지... 하루 하루를 잘 살겠습니다.
사람의 영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아픔을 지나치지 않겠습니다.
감사드리면서...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주장하기를 바랍니다. (골3; 15a)
***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러시아 윤태영 선교사
한국에서전화 : 070-7583-1661
선교후원,차량헌금 ; 국민은행 076-21-0418-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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