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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를 생각하며

2015.10.26 03:00

물님 조회 수:6354

내게는 천사나 요정 친척도 없다.

......... 지혜라고 하는 산의 정점은 ‘사랑’이다. 그곳에서는 내가 누구이고 무엇이며 어디에 소속되었는가를 초월하여 오직 우주적인 ‘나’가 있을 뿐이다. 그곳에는 어떤 아집도 강박행동도 없다. 독선과 자기 정당화와 모든 영적 교만이 불살라지고  흰 불꽃의 사랑만이 남아 있다.  “사랑은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완전하게 합니다.”(골 3:14)

자신이 신을 믿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고집스럽게 믿고 있음을 깨닫기만 한다면 인종, 종교, 신분과 계급을 뛰어넘어서 이웃을 사랑 할 줄 알고 타 종교의 성인이나 스승들에게서도 배우고자 하는 겸손함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인류가 도달해야할 사랑의 오메가 포인트에서 주옥같은 시편을 남긴 메블라나 루미는 인류가 하나의 몸이요, 모든 민족과 공동체들은 한 몸의 서로 다른 지체임을 강조했다. 온 인류가 몸 나에서 ‘얼 나’로 깨어나기를 염원했던 루미는 이런 시를 남겼다.

“나는 십자가도 초생달(이슬람교를 의미)도 숭배하지 않는다

나는 게베르인도 유대인도 아니다.

동도 서도, 땅도 바다도 내 집이 아니다.

나는 불꽃으로도 물거품으로도 빚어지지 않았고

먼지로도 이슬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멀리 중국이나 사끄신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불가르에서도 태어나지 않았다

다섯 강이 흐르는 인도에서 자라지 않았고

이라크에서도 호라산에서도 자라지 않았다.

나는 이 세상에도 저 세상에도 거하지 않는다

낙원도 지옥도 내 거처가 아니다.

에덴에서도 리즈완에서도 타락하지 않았고

아담의 혈통을 물려받지도 않았다.

장소 없음이 내 장소요

발자취 없음이 내 발자취다

나는 사랑 받는 이의 영에 속한 까닭에

이것은 몸도 아니고 영도 아니다

나는 이원성을 던져 버렸고

두 세계가 하나임을 알아버렸다.

하나를 나는 찾고,

하나를 나는 알고,

하나를 나는 보고,

하나를 나는 부른다. ”

(숨겨진 보물을 찾아서. p 252. 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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