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328
  • Today : 927
  • Yesterday : 1527


물.1

2010.07.22 19:55

요새 조회 수:1951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의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 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 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 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난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1942
332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1945
331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1945
» 물.1 [3] 요새 2010.07.22 1951
329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1951
328 비 내리면(부제:향나무의 꿈) / 이중묵 [4] file 이중묵 2009.01.21 1952
327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물님 2011.10.10 1952
326 가장 좋은 선물은 ? 물님 2010.12.23 1958
325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1958
324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1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