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함석헌
2012.10.06 08:41
산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3 | 고향 -정지용 | 물님 | 2011.02.01 | 2760 |
312 | 바다 [3] | 이상호 | 2008.09.08 | 2765 |
311 | 김남주, 「추석 무렵」 | 물님 | 2011.09.14 | 2766 |
310 | 선생님 [5] | 하늘꽃 | 2008.11.22 | 2773 |
309 |
Looking for blue bird....
[3] ![]() | 이규진 | 2009.06.26 | 2773 |
308 |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 물님 | 2015.05.19 | 2773 |
» | 山 -함석헌 | 구인회 | 2012.10.06 | 2775 |
306 |
나비 / 류 시화
[1] ![]() | sahaja | 2008.06.16 | 2777 |
305 | 어떤 타이름 | 하늘꽃 | 2008.07.01 | 2777 |
304 | 나는 나날이 | 운영자 | 2008.06.18 | 27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