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1560
  • Today : 1177
  • Yesterday : 1060


벼 - 물

2011.12.24 21:18

물님 조회 수:4267

 

 

 

 

내가 한 알의 씨앗으로 떨어진 이후

참 정신 없이 살아왔었지

나는 삶이란 싸움이요.

투쟁인 줄 알았어

온몸으로 부대끼는 고통의

연속인 줄 알았지

반란의 창날 같은 자존의

끝을 세우며

숨막히는 무더위와

땡볕으로 갈라지는 논바닥에서

내가 늘어진 적이 몇 번이었던가

그 흔절의 현기증 속에서

지옥이란 저승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지

지금은 시월

나는 서늘한 바람을 온몸으로 즐기며

흔들리고 있지

씨앗이 열매가 되고

열매가 다시 씨앗이 되는 세월 속에

나의 하늘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지

세상은 늘 좋은 일만 있는 것임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1 저 산은 [2] 지혜 2011.07.29 4370
110 내 안의 나 ,나, 나 [1] 지혜 2011.07.30 4369
109 영취산에서 [4] 물님 2011.07.08 4353
108 씨앗의 힘 [2] 지혜 2011.10.12 4350
107 그러니까 [1] 지혜 2012.02.16 4348
106 공부 잘 한 날 [1] 지혜 2011.08.06 4347
105 그림자 없는 길 [1] 지혜 2013.03.27 4345
104 8월의 코스모스 [1] 지혜 2011.08.12 4344
103 느보산에서 - 물 [6] file 도도 2012.02.05 4343
102 연꽃 서정 [1] [17] 지혜 2012.06.29 4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