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3268
  • Today : 772
  • Yesterday : 1084


최영미, 「선운사에서」

2012.03.05 08:14

물님 조회 수:4329

최영미,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_ 최영미 - 1961년 서울 출생.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등을 출간함. 이수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4433
122 무주 겨울 / 이중묵 [2] 이중묵 2009.02.26 4446
121 그 꽃 [1] 물님 2009.11.22 4446
120 동시 2편 물님 2012.03.02 4453
119 비상구 [2] 하늘꽃 2008.05.12 4457
118 담쟁이 물님 2014.05.13 4459
117 남명 조식 물님 2022.07.28 4462
116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4486
115 雨期 [1] 물님 2011.07.29 4487
114 이별1 도도 2011.08.20 4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