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3524
  • Today : 1028
  • Yesterday : 1084


언젠가도 여기서

2012.06.18 06:39

물님 조회 수:3986

조은, 「언젠가도 여기서」
 
 
 
언젠가도 나는 여기 앉아 있었다
이 너럭바위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지금과 같은 생각을 했다
 
그때도 나는 울지 않았다
가슴속 응어리를
노을을 보며 삭이고 있었다
응어리 속에는 인간의 붉은 혀가
석류알처럼 들어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슬픔의 정수리로 순한 꽃대처럼 올라가
숨결을 틔워주던 생각
감미롭던 생각
 
그 생각이 나를 산 아래로 데려가 잠을 재웠다
 
내가 뿜어냈던 그 향기를 되살리기가
이렇게도 힘들다니……
 
 
  시_ 조은 - 1960년 경북 안동 출생. 시집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주지 않는다』『무덤을 맴도는 이유』『따뜻한 흙』『생의 빛살』. 산문집 『벼랑에서 살다』『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낯선 길로 돌아오다』『마음이여, 걸어라』 등. 장편동화 『햇볕 따뜻한 집』『다락방의 괴짜들』『동생』 등. 현재  농민신문에 에세이  <시인 조은의 ‘세상을 읊다’> 연재 중.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3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4123
232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4124
231 지금 봉선화를 찾으시나요? [5] 하늘꽃 2008.08.26 4124
230 구름의 노래 [1] 요새 2010.07.28 4124
229 포도가 저 혼자 file 요새 2010.07.18 4125
228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file 구인회 2010.07.27 4126
227 길 잃고 [1] 물님 2011.01.12 4134
226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4138
225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Rumi 구인회 2012.10.12 4141
224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4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