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3521
  • Today : 383
  • Yesterday : 1410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2008.04.07 21:53

운영자 조회 수:5548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이 병 창

기쁨의 도시라는 거대한 간판 아래
거리에서 태어났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널려있었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자문하며 걸어가던
켈카타의 거리
한 여인이 구걸의 손을 불쑥 내밀었다.
아이 업은 그녀의 손바닥에 동전을 올려놓자마자
그녀는 재빠르게 손을 거두어들인 다음
다른 손을 내밀었다.
이게 웬일인가  
나는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고
그녀는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 오후 봄빛에 취해 있노라니  
내 기억속의 그녀가 걸어 나와
내 앞에 다시 서있다.
전생을 내려놓지 못한 내 오른손의 부끄러움
쓸쓸한 나의 왼손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08. 4.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 그대들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3] file 구인회 2009.06.13 4214
62 고독에게 2 요새 2010.03.21 4182
61 가을은 아프다 / 신 영 [2] 구인회 2010.09.11 4178
60 스승 물님 2018.05.17 4158
59 '나에게 영웅은' 물님 2019.09.30 4157
58 물.1 [3] 요새 2010.07.22 4110
57 물님 2020.09.05 4082
56 꿈 - 헤르만 헷세 물님 2018.08.13 4059
55 가을 노래 - 이해인 물님 2017.11.02 4050
54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물님 2020.09.09 4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