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2021.12.09 11:30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자끄 프레베르
광장의 벤치 위에
어떤 사람이 앉아
사람이 지나가면 부른다.
그는 외 안경에 낡은 회색 옷
엽권련을 피우며 앉아 있다.
그를 보면 안 된다.
그가 보이지도 않는 양
그가 보이지도 않는 양
그냥 지나쳐야 한다.
그가 보이거든
그의 말이 들리거든
걸음을 재촉하여 지나쳐야 한다.
혹 그가 신호라도 한다면
당신은 그의 곁에 앉을 수밖에
그러면 그는 당신을 보고 미소 짓고
당신은 참혹한 고통을 받고
그 사람은 계속 웃기만 하고
당신도 똑같이 웃게 되고
웃을수록 당신의 고통은 더욱 참혹하고
당신은 거기 벤치 위에
미소 지으며 꼼짝 못하고 앉는다.
곁에는 아이들이 놀고
행인들 조용히 지나가고
새들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가고
당신은 벤치 위에
가만히 앉아 있다.
당신은 안다. 당신은 안다.
이제 다시는 이 아이들처럼
놀 수 없음을
이제 다시는 조용히
이 행인들처럼 지나갈 수 없음을
당신은 안다.
이 새들처럼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갈 수 없음을
당신은 안다.
‘자끄 프레베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3 | 포도가 저 혼자 | 하늘꽃 | 2007.09.15 | 4728 |
142 | 초혼 [1] | 요새 | 2010.07.28 | 4728 |
141 |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 물님 | 2012.10.09 | 4728 |
140 |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 물님 | 2012.05.15 | 4731 |
139 |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 물님 | 2021.10.19 | 4735 |
138 | 경각산 가는 길 | 운영자 | 2007.09.09 | 4736 |
137 |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 물님 | 2009.04.16 | 4743 |
136 | 그리움 [2] | 샤말리 | 2009.01.12 | 4746 |
135 | 행복해진다는 것 [1] | 운영자 | 2008.12.04 | 4749 |
134 | 당신은 [2] | 하늘꽃 | 2008.03.20 | 47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