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5634
  • Today : 696
  • Yesterday : 926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2668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톱과 낫 거두기 [3] file 이중묵 2009.01.17 3262
92 아침에 쓰는 일기.3 [2] 하늘꽃 2008.05.20 3264
91 사랑하는 별하나 [1] 불새 2009.09.24 3269
90 짧은 전화 긴 여운 - 오리지날 버전으로 [3] 도도 2009.09.28 3274
89 좋아하는 노래 : '청보리밭의 비밀' [2] 수행 2011.03.22 3304
88 고독 [4] file sahaja 2008.05.18 3310
87 가람 이병기 -난초- 물님 2013.06.04 3314
86 ㅁ, ㅂ, ㅍ [3] 하늘꽃 2007.12.29 3333
85 자리 [2] 물님 2013.01.31 3343
84 굼벵이 이병창 간다 [2] 하늘꽃 2008.04.29 3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