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봉이꽃 김내식
점점이 피 흘리며 절뚝이며 걸어가던 지리산 오름길에 눈물로 대롱대롱 맺히던 구슬
가난한 죄 밖에는 아는 게 없는 아녀자가 빨갱이로 이 봉, 저 봉 숨어 다니며 흘렸던 달거리 뒷물 갈잎에 슬쩍 닦아 던지던 자리 붉은 한이 멍들어서 푸르게 피어난다 봉아, 봉아 구슬봉아 이제는 그만 잊고 집으로 가자
불재 양지바른 곳에 잘 자라는 키작은 용담과 여러해살이풀 봄구ㅡ슬봉이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고 흐린 날에는 꽃잎을 닫아버리는 하늘을 닮은 신비스러운 꽃입니다. 그래서 꽃말이 "기쁜소식" 인지 모르겠습니다. 꽃의 모양은 가을 용담을 닮았지만 그 키큰 용담과는 다른 종이고 작은 키에 아기같이 맑은 푸르른 꽃입니다. 봄에는 하늘 닮은 봄구슬봉이를 발견하는 행운이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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