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꿈
2013.02.09 11:50
나비의 꿈...
애벌레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움직이면 겨우 1m나 갈까 말까 하는 애벌레였습니다. 이 애벌레가 죽기 전에 10km를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보다 더 부지런히 몸을 꿈틀거려야 할까요?
아닐 것입니다. 나비로 변해 훨훨 날아가야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저는 지금 애벌레입니다. 아무리 꿈틀거려도 하루에 1m도 움직이지 못하는 애벌레입니다. 하루에 10km를 가겠다고 지금보다 더 부지런히 꿈틀거린다고 될 일이 아닌 것입니다.
나비가 되고 싶습니다.
너무나 나비가 되고 싶은 애벌레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비가 되죠?”
도사가 대답했습니다.
“날기를 간절히 원해야 돼. 그것도 애벌레로 사는 것을 기꺼이 포기할 만큼 간절하게...”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현실의 안락함을 포기할 정도로 간절히 원해야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작은 안락함을 포기하면 나비가 될까요. 나비가 될 수만 있다면 기꺼이 그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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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이었습니다. 애벌레 한마리가 부지런히 배춧잎을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그 때 한 마리의 노랑나비가 그 애벌레 곁을 스쳐지나갔습니다. 그 애벌레는 우아하게 하늘을 나는 나비의 모습에 매료되어 그만 넋을 읽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쭈글쭈글하고 보기 흉한 자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애벌레는 잠시나마 저 나비와 같이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리고 먹던 배춧잎을 마저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노랑나비가 그 애벌레가 갉아 먹고 있는 배춧잎에 앉았습니다. 애벌레는 눈부신 나비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똑바로 쳐다볼 수도 없었습니다. 그 애벌레의 모습을 보고 나비가 말했습니다. “나도 한 때는 너와 같은 애벌레였어.” 그 애벌레는 나비가 자신에게 농담을 하는 줄 알았습니다. “너와 같이 아름다운 나비가 되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돼?” 나비가 대답했습니다. “네 안에 나비가 있다는 것을 굳게 믿으면 돼!” 그 때부터 애벌레는 가끔 자신의 안에 나비가 자라고 있는 꿈을 꾸곤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언젠가는 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도 어느 샌가 자신의 추한 몰골을 보고는 이내 현실로 돌아와 버리곤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가끔 애벌레 친구들에게 “우리도 나비처럼 날 수 있을까?”하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친구들은 “헛된 꿈, 꾸지 말고 빨리 정신 차리라.”고 말했습니다. 애벌레는 풀이 죽어 먹던 배춧잎이나 갉아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자신의 몸에서 이상한 물질이 나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른 애벌레들은 모두 다 쓸모없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 애벌레는 언젠가 나비가 했던 말, “네 안에 나비가 있다는 것을 굳게 믿으면 돼!”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렇지만 그 애벌레는 나비가 될 자신은 없었습니다. 다른 애벌레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애벌레의 간절한 소망은 날마다 땅을 기어 다니며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훨훨 나는 나비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모험을 감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에게서 나오는 줄로 자신의 몸을 칭칭 감았습니다. 그는 그 속에 갇혀 버렸고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다른 애벌레들은 모두 그가 미쳤거나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달이 휘영청 밝은 밤이었습니다. 애벌레는 자신을 칭칭 감고 있던 줄을 끊고 나비로 태어났습니다. 추한 모습으로 땅바닥을 꿈틀거리며 기어 다니던 자신이 하늘을 훨훨 날고 있었습니다. 꿈인가 생시인가 했습니다. 나비의 꿈이 실현된 것입니다. 그가 더 이상 애벌레로 살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는 친구들에게 가서 그 사실을 알렸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그의 말을 믿었고 어떤 친구들은 계속 배춧잎만 뜯어먹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혹시 님은 나비가 되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용기를 내서 나비에게 물었습니다.
더 이상 애벌레로 살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고운 하루 되십시오.
사랑합니다.
동부매일 대표
박 완 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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