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63 | 갈 대,, `신경림 | 구인회 | 2010.03.15 | 2803 |
262 | 행복 | 요새 | 2010.07.20 | 2803 |
261 | 가을은 아프다 / 신 영 [2] | 구인회 | 2010.09.11 | 2803 |
260 |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 물님 | 2018.06.05 | 2806 |
259 | 설정환, 「삶의 무게」 | 물님 | 2012.07.12 | 2808 |
258 | 사철가 [1] | 물님 | 2009.03.16 | 2809 |
257 | 사랑 | 요새 | 2010.12.11 | 2809 |
256 | 문태준 - 급체 | 물님 | 2015.06.14 | 2809 |
255 |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 키론 | 2011.11.21 | 2811 |
254 |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 물님 | 2016.02.02 | 2812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