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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정보

2009.10.24 06:31

물님 조회 수:3566

차 타고 한시간 남짓 ‘도시형 대안학교’가 뜬다
등록금 비싸도 사교육비 안들어
생태·인권·여행 등 다양한 체험
법 개정돼 정식 교육과정 ‘인정’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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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학교에 대한 설립 기준이 완화되고 교육과정의 자율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파주자유학교 학생들의 모습이다. 파주자유학교 제공
‘땡, 땡, 땡’

이제는 추억 속에만 남아 있는 줄 알았던 학교 종이 울린다.

현재의 교육 과열에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번지며 관심을 끌고 있는 파주자유학교에서는 수업이 시작할 때 이처럼 학교 종이 울린다.

서울에서 불과 한시간 남짓 떨어져 있는 수도권 도시 파주이지만, 초등과정의 파주자유학교가 들어선 곳은 문산읍의 한 마을로 시골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다. 뒷동산을 배경으로 학교 건물은 흙집으로 지어져 종소리는 더 정겹다. 일반 가정집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살려 지어진 이 학교 건물은 거실이 아이들의 주요 소통공간이다. 초등과정 전교생 50여명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에 생동감이 묻어난다.

파주자유학교는 2002년에 고양자유학교로 시작해 지난해 파주자유학교로 이름을 바꿨다. 초등과정인 행복한 학교와 중·고등과정인 청미래 학교가 있다. 초등과정과 중·고등과정을 합한 전교생은 100여명, 이들을 15명의 교사들이 교육하고 있다. 이 학교 아이들은 대부분 파주와 인근 고양시에서 등교한다.

과거 대안학교는 학교 부적응아를 수용하는 학교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기존 공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한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학교가 대부분이다. 파주자유학교 역시 영국의 서머힐학교를 모델로 미국의 올버니 프리스쿨, 일본의 기노쿠니학교, 타이(태국)의 무반덱학교 등 자유교육을 대표적으로 실시하는 학교들의 사례를 우리의 교육 현실에 8년째 접목시키고 있는 중이다.

한국교육연구소 이종태 소장은 “과거의 대안학교들은 근대주의 학교의 변형으로 공교육을 보완하는 역할이 컸던 반면, 최근 10여년간 등장하고 있는 학교들은 탈근대주의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학교들로 우리 교육 현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실험적인 학교들”이라며 “아직도 대안학교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가 대안학교의 성장에 적잖은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점차 오해가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대안학교는 1996년 경남 산청에 개교한 ‘간디학교’를 시작으로 보고 있다. 이후 현재까지 개교한 학교들은 전국에 100여곳. 중·고등과정뿐만 아니라 초등과정도 상당수다. 이 중 설립자의 자유교육철학에 따라 운영되는 학교는 물론이고 아예 학부모들이 설립 주체가 되어 만들어진 학교도 있다. 학교들 대부분이 비인가이기 때문에 교육과학기술부나 시도교육청 등 관계 당국의 지원이 없어 어려움이 크지만 그만큼의 자율성을 보장받기 때문에 공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학부모들 사이의 인식이 확산되면서 학부모들의 교육적 ‘대안’으로 대안학교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학급당 인원이 평균 10명 안팎이어서 아이들의 개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은 강점 중의 강점이다. 대안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추진숙(44)씨는 “학교에 아이들 수가 적으면 사회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지만 학교가 작다보니 오히려 나이를 초월해 위아래 형 아우들과 소통하면서 사회성 훈련이 더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주자유학교 조경숙 교장은 “궁극적으로 자유로운 아이, 자연스러운 아이, 자립적인 아이를 길러내는 것이 우리 학교 철학의 핵심이자 목표”라며 “공교육을 무조건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교육의 현장에 끊임없이 실험하며 적용해 나가는 것이 대안학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대안학교들은 운영 면에서 기숙형 학교와 집에서 등하교하는 도시형 대안학교로 크게 나뉘지만, 일반 공교육에서 가르치는 교과 외에도 예체능 수업의 비중이 크고 생태, 인권, 농사, 재봉, 음식 만들기, 여행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대개의 대안학교가 비슷한 교과과정을 운영한다.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어 등록금은 일반 공교육의 학교보다는 비싼 편이다. 파주자유학교 등 도시형 대안학교의 한 달 등록금이 50만원 정도다. 학교에 지출하는 교육비는 많지만 대안학교 학부모가 지출하는 전체 교육비는 일반 학교에 다니는 학부모의 그것보다 적다. 파주자유학교의 학부모 이원식(43)씨는 “이 학교 보내면서 학원을 하나도 보내지 않기 때문에 일반 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이웃들보다 우리가 교육비로 지출하는 돈이 훨씬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파주자유학교는 교사들의 임금 5%를 적립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한테 장학금도 지급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8월, 대안학교 설립 기준을 완화하고,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등의 ‘대안학교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법에 따라 대안학교가 인가받게 되면 교과부가 대안학교의 교육 과정과 교육 활동을 인정해 주는 것이 되므로 재학생들은 대학에 갈 때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인가를 받지 않고도 교육 기관으로서 법적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대안교육 지원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어 앞으로 대안학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대안학교들은 보통 9~10월부터 입학전형이 시작되며 학교별 전형 기준이 다 달라 방문상담을 통해 학교에 대한 정보를 미리 충분히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안교육연대 누리집(www.psae.or.kr)에서는 각 학교에 대한 정보와 전형 일자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류양희 파주자유학교 교사

» 대안학교 입학설명회 일정 / 대안교육잡지 <민들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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