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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식이 오래된 몸의 사랑이야기

2009.02.24 09:16

인향 조회 수:1920

배탈이 났네요

화장실을 열나게 들락거리다가 오늘 새벽엔 아우성치는 몸에게 물었습니다

"날 생선도 상한 음식도 먹은 적이 없는데 왜 그래.....?"
"잘 생각해 보셔, 나는 거짓을 모르거든"

거짓을 모른다는 몸의 말을 듣고 찬찬히 돌아보니,
요즈음 며칠 동안 동생이 나누어 주었던 고추장아찌와 알싸하고 뜨겁게 바람을 피웠었네요

쓰다듬으며 미안함을 고백하니 몸은 그동안 너무 외로웠다고 합니다
내가 자기의 처지를 완전히 무시한 채 무지막지하게 종처럼 부리더랍니다

비록 년식이 오래되어 초라하고 힘은 없지만
자기는 언제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을 다 쏟는다고 합니다
끊어질 듯 아픈 사랑만이 때로는 온전하다 합니다

  일어나서는 않되는 일,
  아무런 이유가 없는 일은 없습니다
  정직하고 순전한 삶의 순간들이 경이롭습니다
  모두, 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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