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재에서 편백숲 꽃길
2014.05.24 17:30
2014.5. 4(일) 상관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에서 불재 우리 진달래마을까지 순례길
선장이 선무당이라 한오봉 길을 잡아야 하는 데 직감으로 왜목재길을 향하는데
비바람인가 꽃바람인가 무시무시한 바람을 만나 길을 접고 산을 내려왔습니다.
만약 잘못 든 길을 가다가 큰 비바람을 만났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었는데
산을 내려가자 마자 비바람을 주시니 이 역시 큰 사랑을 경험하는 순간
길을 내려가다가 살포시 내리는 비에 한 때 비를 맞으며 즐거워 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어릴 적에는 이 비에 얼마나 행복했던가!"
서로 나누는 마음에 비바람마저 멈춰 주시니
이 날씨가 한 축복과 기적을 경험하는
놀라운 순간이었다고 고백합니다.
한 주가 지나 5.18 불재 육각재 성찬을 받들고 다시 그 길을 나섭니다.
오늘 함께하는 벗은 도도님, 영님, 혜경님, 미양님, 은주님 그리고 나
불재에서 경각산(660m), 효간치, 암봉, 한오봉(570m), 상관 공기리
피톤치트 흐르는 치유의 편백숲까지 6~7km 성스러운 꽃산가는 길
언제 오셨는지 갑상선암, 자궁근종 등 여성 질환에 명약인 다릅나무
(조선괴, 선화삼)가 고운 손을 흔들어 나그네를 배웅합니다.
한 시간 남짓 걸어 고래의 뿔에 앉아 태고적부터 주신 숨을 고릅니다
맞은편에는 모악산, 우측에는 금성산, 왼편에는 치마산, 저 멀리
오봉산자락도 잘 보입니다.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세요.
일본 가고시마현 사람들은 중풍에 걸리는 사람이 없다는데
감기, 두통, 위염에 쓰는 "매실"을 마시기 때문이랍니다.
매실액 한 잔 마시고 구름 넘는 경각산 정상을 향합니다.
경각산 659.6m 정상. 천명을 헤아리는 미양 선생,
바람처럼 구름처럼 오른 경각산에서 만세 삼창
오늘은 풋풋한 십대 소년으로 보이네요.
아.. 위엄있는 해동목(엄나무-음나무)을 만나는군요
풍습을 없애고 경맥을 잘 통하게 하며 통증을 없애주는 귀한 나무
이 나무를 아는 분 벌써 반절은 잘라가셨더군요.
그래도 제 몸을 다 주어서라도 사람의 고통을 치유코자
열씨미 빛과 물을 모으고 있는 해동목이 오늘의 성자입니다.
효관치 가는 길, 길을 멈추고 암봉에서 나그네의 시름을 거둡니다.
효관치는 옛날 효관마을에서 임실군 신덕면 조월리로 넘나들던
고갯길로 이제는 백두대간을 오가는 나그네의 쉼터가 됩니다.
이 봉우리에서 탑을 쌓은 마음은 무엇인지요
탑돌 하나하나 쌓아갈 때 벌써 소원 하나는 이룬 것이지요
이 탑을 기필코 다 쌓아야겠다는 첫번째 소원 말입니다.
아, 영혼을 적시는 맑은 향기, 어느 영혼이 이 꽃몸 속에 담겨있을까요
진한 꽃개회나무 향기가 온 산을 휘돌아 돕니다.
예전엔 다 수수꽃다리(라일락) 이라 불리었지만
지금은 꽃개회나무, 정향나무, 수수꽃다리로 구분하여 불려집니다.
?
이 향기에 넋을 잃고 넋으로 가는 길
으아.. 물찬 제비 같은 물참대(댕강말발도리)
기슭에 핀 꽃찾으러 낭떨어지로 미끌어져 들어갑니다.
"꽃과 함께 있다가 이 하얀 꽃과 함께 지고 싶어라."
두루미의 눈섶을 닮을 순백으로 눈부신 민백미꽃
어느 님이 흰나비가 그리워 하얀 꽃이 된 듯
줄기에 우유빛 유액이 나오는 박주가리과 민백미
한방에서는 뿌리를 백전(白前)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진해,거담 효과가 있어 기침이 가래가 많을 때 씁니다.
각종 피부병의 명약 백선(봉삼)이 신비로운 꽃몸을 들어내고
한 때는 이 봉삼이 고가로 팔린 적이 있다던데
이 꽃산에는 백선이 지천입니다.
한오봉(변강쇠봉)에서
"그대는 누구인가?
I AM을 묻는 심마니
영통하신 영님 치유의 숲에서
님의 이름을 부릅니다.
"ㅎㅎㅏ느님께 속한 것은 영원히 아름답습니다.
땅 위에서 나그네인 이 몸에게 밤의 어둠에서 들어낸 들꽃처럼
당신을 들어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14.5.18(일) ..............씨알